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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Me, too)
2019-07-26 12:26:09
관리자
조회수   310
제목 미투 (Me, too)
작성자 전용호
날짜 2019-03-17

미투 (Me, too)

 

최근 미투운동 (Me Too Movement)이 일어나서 과거에 성폭력이나 성희롱,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이 자신의 받은 피해사실을 폭로해서 가해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과 법적인 심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최근 촉발은 2017년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쉬타인 (Harvey Weinstein)의 과거 30년간에 걸친 성범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에 80명이 넘는 영화업계 여성들이 나도 그런 일을 당했다고 그를 고발하면서입니다. 그 후, 유사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숨겨졌던 성추행의 피해사실들을 드러내어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미투운동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을 통해서 나도 당했다(Me, too)’라는 해시태그(SNS에서 공통관심과 주제를 묶어주는 #표시) 아래 활발하게 확산되어 사회적인 켐페인이 되었고, 특별히 직장과 일터에서 상하관계 속에서 일어난 각종 성범죄를 폭로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언론, 패션산업계, 교회, 학교, 금융계, 정치계, 정부, 스포츠계, 의료계, 음악계, 군대, 심지어 우주항공 관련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나라들 가운데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남성들이 피해자인 미투운동도 전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성적인 범죄의 피해자들은 그 일에 자신의 잘못이나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로 인한 심리적 상처와 수치심으로 인하여 그 일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고통과 아픔이 되고, 또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것을 드러내는 것을 매우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적인 범죄의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일반 범죄의 피해자보다 더 무겁고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행한 악을 고발하는 일이 어려운 성적인 범죄에 대하여 정의로운 심판이 이루어져서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의 상당한 용기와 주변의 격려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또 다른 미투(Me, too)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죄를 바로 잡기 위해서 행동하되, 나도 그런 죄를 범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Me, too) 자세를 유지하면서 남의 죄를 온유한 심령으로 다루라는 가르침 입니다 (6:1). 우리 자신이 죄인들을 위하여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의 피 흘린 값을 통해서야 용서받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우리의 믿음에 일관된 가르침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타인들의 죄의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가해자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자기의 삶에 대한 정직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서 또 성경이 드러내는 여러 사례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또 다른 ‘Me, too’가 있습니다. 2014년경으로 기억됩니다. 내가 살던 영국의 남부 도시 브리스톨 (Bristol) 시내 가장 중심가의 광장(Broadmead)과 주변의 보행자 전용도로에서 노방전도를 할 때였습니다. 하나님께 회개하는 마음으로 나무 십자가를 안듯이 들고 길을 가며 사람들에게 한동안 말없이 눈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잘 생긴 백인청년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내게 ‘What are you doing?'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안고 있는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I need this’ (내게는 이것이 필요 합니다)라고 말하고 그를 쳐다보면서 ‘I am a sinner’ (나는 죄인입니다) 그리고 ‘This is the way to heaven because my Lord was sacrificed for my sin on the cross’ (나의 주님이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자기 생명을 희생하셨기 때문에 이것은 내게 천국으로 가는 길이 되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듣던 중에 그 청년은 ‘Me, too’ (나도 그렇습니다 - 나도 죄인입니다)’라고 화답하였습니다. 그 순간 그 청년의 눈에 눈물이 도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이탈리아에서 온 청년이었습니다. 대화 끝에 그는 잠시 그 십자가를 자기에게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십자가를 건네주자, 그는 즉시 그 큰 나무 십자가를 품에 끌어안고 오후의 눈부신 햇빛 아래 각자 그림자를 드리우며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한 동안 걸어다녔습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왠지 영원처럼 느껴지는 '미투’(Me, Too)였습니다.

전용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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